【판시사항】

 

배임죄의 구성요건 중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의 의미 /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한 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는 경우 및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인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판결요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여기서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기업집단의 공동목표에 따른 공동이익의 추구가 사실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라도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되어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기업집단의 차원에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원 계열회사의 재산상 손해의 위험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여러 사정들과 아울러,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문제 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러한 행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참조조문】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공2000상, 1011)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도661 판결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공2007상, 569)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1149 판결(공2010하, 2207)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공2013하, 2021)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도10516 판결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5. 7. 27. 선고 (창원)2015노7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주식매수를 위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금 사용 관련 업무상횡령 부분에 관하여

1)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업무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여야 한다. 여기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 나아가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126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이 개인적으로 공소외 2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지급하여야 할 주식매수대금 261억 원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차용하여 지급한 것은 공소외 1 회사 등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하 위 기업집단을 ‘○○○그룹’이라고 한다)의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은 ○○○그룹 경영지원센터의 자금담당 임직원으로 피고인 1의 횡령범행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변경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위반(횡령)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의 범의, 불법영득의사,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의 공소외 3 주식회사의 통합구매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하여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도10516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도661 판결 등 참조).

 

다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 참조). 여기서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1149 판결 등 참조).

 

한편 기업집단의 공동목표에 따른 공동이익의 추구가 사실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라도 그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되어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기업집단의 차원에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원 계열회사의 재산상 손해의 위험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여러 사정들과 아울러,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여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여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여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여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문제 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러한 행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2) 원심은 ① 2008년 말경부터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오던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고 한다)가 2010. 5.경 금융기관들과 재무구조개선약정 및 자율협약을 체결하였던 점, ② 공소외 3 회사로부터 통합구매 방식의 지원을 받아 오던 계열회사들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전부터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원인으로 통합구매 대금의 지급을 연체하고 있었던 점, ③ ○○○그룹 회장인 피고인 1은 공소외 3 회사가 계열회사들에 대한 통합구매대금 지급을 유예하게 되면 공소외 3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이 사건 통합구매로 인해 공소외 3 회사가 입은 실제 손해액은 피고인 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약 886억 원에 이르는 점, ⑤ ○○○그룹 계열회사들의 재무구조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통합구매로 공소외 3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원가절감의 이익보다 대금 회수 곤란으로 인한 불이익이 훨씬 커진 상태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⑥ 그럼에도 피고인 1은 이사회결의나 자금관리단에 대한 승인·보고 없이 계열회사들로부터 별다른 담보제공도 받지 않은 채 통합구매 방식을 이용한 경제적 지원을 계속한 점, ⑦ 이 사건 통합구매의 문제점은 ‘통합구매’ 자체가 아니라 장기간 대규모로 이루어진 외상 거래이므로 일반적인 통합구매와 동일시할 수 없는 점, ⑧ 통합구매 계열회사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면 공소외 3 회사 입장에서는 선박 구성품을 공급할 대체 거래선을 확보하고 통합구매를 중단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라고 할 것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는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판결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그룹은 2009. 4.경 향후 계열회사들의 공장 신축 등으로 철강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각각의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철강재를 구매할 경우 단가 등 구매조건이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자, 구매력 집중을 통한 원가절감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철강재를 통합구매 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3 회사는 2009. 12. 1.경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 한다),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6 회사’라고 한다) 및 공소외 7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7 회사’라고 한다)와 각 통합구매 약정을 체결하였다.

② 통합구매 약정 체결 무렵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 회사 및 공소외 7 회사는 공장을 신축하고 있었고, 공소외 4 회사는 2010. 11.경부터, 공소외 6 회사는 2010. 7.경부터, 공소외 7 회사는 2010. 8.경부터 각 신축된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하였다.

③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 회사, 공소외 7 회사는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앞서 시험생산이 필요하였고, 상업생산을 위한 원자재도 2~3개월 전에 미리 구매할 필요가 있었다. 당초 통합구매 계열회사들은 공소외 3 회사에 통합구매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였는데, 위와 같은 공장 신축 등으로 자금소요가 증가하자 2010. 2.부터 순차적으로 어음 결제를 이용하게 되었다.

④ 자율협약에 따라 공소외 3 회사에 파견되어 있던 자금관리단은 2011. 4.경 공소외 3 회사의 통합구매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인 3에게 그 경위 등을 확인한 다음 자금회수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2011. 5. 4. 통합구매 계열회사들에 공문을 보내 통합구매 대금의 결제 상황과 변제계획 등을 자금관리단에 보고할 것을 요청하였고, 2011. 5. 16.과 2011. 7. 13. 각 자금관리단 회의를 개최하여 통합구매 대금 회수방안을 검토하기도 하였다.

⑤ 다만 자금관리단은 통합구매 사실을 알고도 그 직후 채권단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채 통합구매 방식을 당분간 유지하였다. 그 이유는 당시 공소외 3 회사는 선수금으로 받은 현금을 3개월치 이상 보유하고 있어 현금 흐름에 큰 문제가 없었고, 통합구매가 즉시 중단될 경우 공소외 3 회사의 선박건조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납품하는 계열회사들에 부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후 채권단은 2011. 8. 22. 회의를 개최한 뒤 통합구매를 중지하도록 하였다.

⑥ 2008년 말경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선박수요 감소, 발주 취소, 완성 선박의 인도·인수 지연, 저가 수주, 선수금 지급비율 축소, 환차손 및 이에 따른 유동성 유입 부족 등 악화된 경영 상황에서 공소외 3 회사는 2009년 말 기준으로 약 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였으나, 환율급등에 따른 거액의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약 1,491억 원의 누적결손금이 발생하여 자본금 약 525억 원이 잠식되었다. 2010년 말에도 약 297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회계상 약 4,270억 원의 누적결손금이 발생하여 2,501억 원 상당의 자본잠식이 발생하였다.

 

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 1이 공소외 3 회사로 하여금 통합구매 방식으로 ○○○그룹의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한 것은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가리켜 공소외 3 회사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공소외 3 회사가 ○○○그룹 계열회사들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철강재 등 원자재를 통합구매하여 어음 결제 방식으로 위 계열회사들에게 공급한 것은 그 지원행위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의 사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그 자체로 동종·유사 영업에 종사하는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② 특히 통합구매는 공소외 3 회사에 자재를 공급하는 계열회사들의 원자재를 구매력 집중을 위한 원가절감의 목적으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 이전부터 계획·시행되던 것이었고, 2010. 2.경부터 통합구매 대금 결제 방식을 점차 현금에서 어음으로 변경하게 된 것은 위 계열회사들의 공장 건설 등 신규 투자에 따른 자금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소외 3 회사가 통합구매 및 어음 결제 방식으로 계열회사를 지원한 것이 지원행위의 대상 및 규모의 결정에 있어 객관적·합리적 기준을 벗어나거나 공소외 3 회사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③ 당시 공소외 3 회사가 회계상 자본잠식의 상태에 있기는 하였으나 2009년 218억 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2010년에는 297억 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회계상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되었던 환차손 부분도 자율협약 등을 통하여 파생상품 결제기를 2012. 12. 31.까지 연장받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단지 회계상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외 3 회사가 통합구매 방식을 통해 계열회사들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통합구매를 통한 공소외 3 회사의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원행위가 그 부담 능력을 초과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자금관리단이 통합구매 및 어음 결제 방식을 알고도 즉시 중단하지 아니하고 한동안 이를 사실상 묵인하였던 사실이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금융기관이나 기업평가기관의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7 회사 등에 대한 사업전망이 긍정적이었던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3 회사의 입장에서도 원자재 구매를 지원받은 계열회사들이 제품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장차 통합구매 대금을 결제할 것은 물론 그들의 사업 성장을 통해 ○○○그룹 차원의 사업영역 확장과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 등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와 경영상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피고인 1의 공소외 3 회사의 공소외 7 회사에 대한 고철 처분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공소외 3 회사는 재무구조 악화로 2010. 5.경 채권단들과 재무구조개선약정 및 자율협약을 체결한 점, ② 공소외 7 회사도 재무상황이 악화되어 2010. 1.경부터 이 부분 고철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못하여 어음을 발행하였던 점, ③ 위 어음들은 대부분 예정대로 지급되지 못하였는데, ○○○그룹 회장인 피고인 1은 위와 같은 고철거래로 인한 손해 발생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공소외 3 회사가 이 사건 고철거래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막연한 ‘그룹 차원의 이익’에 불과한 점, ⑤ 공소외 3 회사가 공소외 7 회사로부터 담보제공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으로 고철거래를 하면서 이사회결의나 자금관리단에 대한 보고·승인이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소외 3 회사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자금난에 처한 계열회사를 외상거래 방식으로 우회 지원한 것으로서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심판결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공소외 8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8 회사'라고 한다)는 2006. 4.경 조선기자재 제조 및 고철 수집·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2008. 1.경부터 공소외 3 회사로부터 고철을 매수해왔고, 2009년 말까지는 고철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

② 피고인 1은 2009년경 ○○○그룹의 수익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공소외 8 회사의 사업 분야에 송유관과 건설 분야에서 사용되는 후육관 제조·판매업을 추가하였고, 2009. 10.경 상호도 공소외 8 회사에서 공소외 7 회사로 변경하였다.

③ △△△△평가는 2010. 2.경 공소외 7 회사의 사업전망에 대해 후육관과 스파이럴관 제조·판매에 따른 예상 매출액을 2010년 약 1,335억 원, 2011년 약 2,395억 원, 2012년 약 2,825억 원, 2013년 약 3,296억 원으로 전망하였고, 영업이익율은 공장 가동 후 4년이 되는 2013년부터 약 1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위와 같은 긍정적인 사업전망에 힘입어 공소외 7 회사는 그 무렵 은행으로부터 205억 원의 자금을 대출받기도 하였다.

④ 공소외 7 회사는 2009년 말부터 위 후육관 사업을 위한 공장을 신설함에 따라 자금 소요가 증가하였고, 이에 공소외 7 회사는 기존부터 고철거래를 해오던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그 대금을 어음으로 결제하게 되었다.

⑤ 공소외 3 회사의 채권단은 2011. 8.경 공소외 7 회사의 고철 어음거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무렵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현금 수령 없이는 고철을 타에 매도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7 회사는 고철 거래를 중단하였다.

 

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 1이 공소외 3 회사로 하여금 이 부분 고철 거래를 통해 공소외 7 회사에 대한 지원행위를 한 것은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의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를 공소외 3 회사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①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7 회사 사이의 이 부분 고철 거래는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 약 1년 5개월 전인 2008. 1.경부터 계속하여 왔던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의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사·관련 영업에 종사하는 계열회사들이 공동이익 내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시행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② 공소외 3 회사가 이 부분 고철 거래를 함에 있어 공소외 7 회사에 고철 대금 변제기를 유예하는 정도의 지원행위를 한 것이 공소외 3 회사의 의사에 반하거나 그 부담능력을 초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공소외 3 회사의 이 부분 지원행위는 공소외 7 회사의 공장 신설 등 신규 사업 투자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로 인한 것으로 그 신규 사업에 대한 금융기관과 평가기관의 긍정적 전망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3 회사도 공소외 7 회사에 대한 지원행위에 따른 이익 내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와 경영상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피고인들의 공소외 5 회사의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대여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이 부분 자금대여는 공소외 5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소외 4 회사를 우회 지원하려는 동기에서 실행되었던 점, ② 이 부분 자금대여로 인해 공소외 5 회사는 대여된 금액만큼의 재산상 위험이 직접적·구체적으로 현실화된 반면, ○○○그룹 차원의 이익이라는 막연한 보상을 제외하고는 그 위험을 상쇄할 만한 어떠한 이익도 얻은 바가 없는 점, ③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보다 큰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사정을 채권단이나 자금관리단에 호소한 후 합당한 절차를 거쳐 자금이 지원되도록 하였어야 하는 점, ④ 공소외 5 회사는 2010. 5. 이후로는 공소외 3 회사에 통합구매 대금을 지체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 ⑤ 피고인들은 당시 ‘이사회결의, 자금관리단과의 협의, 채권회수방안 확보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계상황에 이른 공소외 4 회사에게 자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설령 당시 공소외 5 회사가 이 부분 자금대여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의 자금력 유무는 배임죄 성립에 직접 영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일부무죄, 일부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심판결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공소외 5 회사는 공소외 3 회사의 지분 62.9%를 보유한 모회사이고, 공소외 3 회사는 공소외 1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이며,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4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이다.

② 공소외 4 회사는 ○○○그룹의 신성장동력 개발 전략에 기초하여 조선업과 원자력·풍력 발전소 등에 소요되는 단조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2008. 1.경 설립되었다. 설립 당시 제강·단조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약 4,000억 원의 자금을 들여 3단계 단조공장과 가공·제강·연조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 있었다.

③ 공소외 4 회사는 공소외 1 회사로부터 투자받은 1,000억 원의 자본금과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5 회사 등 계열회사들로부터 차입한 320억 원 등을 재원삼아 2010. 11.경 1단계 단조공장과 가공공장을 완공하고 그 무렵부터 단조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④ 공소외 4 회사는 2단계 단조공장 등을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에 대출신청을 하여 2011. 3.경 □□은행 등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의 형식으로 1,700억 원을 대출받았다.

⑤ 위 대출과 관련하여, 2011. 1.경 △△△△평가는 공소외 4 회사가 추진하던 단조사업의 전망에 관하여 ‘국내 주요 단조회사들은 2010년 조선, 풍력발전 등에서 수주가 증가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세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앞으로 풍력, 원자력발전소가 증설될 것으로 기대되어 단조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은행 투자금융부는 2011. 2. 21.경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대출의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을 평가한 뒤 이를 모두 종합하여 ‘공소외 4 회사는 자기자본 투자비율이 높고, 제강·단조 일관생산체제 구축으로 기존업체 대비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여 수익성 및 기업가치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며, 모회사인 공소외 3 회사가 자율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나 본건 시설투자를 통해 공소외 4 회사의 영업이 활성화되면 공소외 3 회사의 기업가치의 상승에도 기여하게 되는 점 등’을 근거로 신디케이트론 여신승인을 신청하여 2011. 3. 11.경 승인을 받았다.

⑥ 한편 공소외 4 회사는 위 2단계 공장 설립을 위한 대출과는 별개로 3단계 공장 설립을 위해 필요한 1,000억 원을 외자 유치를 통해 조달하기로 계획하고, 2010. 12.경부터 ◇◇◇◇과 투자협상을 시작하였으나, 자율협약 중인 모회사 공소외 3 회사의 연대보증이라는 ◇◇◇◇의 요구를 □□은행이 거절하여 2011. 5.경 투자협상이 최종 결렬되었고, 이후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해 3단계 공장 설립계획은 무산되었다.

⑦ 공소외 4 회사는 1단계 단조공장 준공 후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하였는데 생산 초기 불량품 발생비율이 높아 생산원가가 과다하게 책정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고, 주요 수요처로 예상하였던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2011년 상반기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신규 투자가 대부분 무산되었으며, 2011년 하반기 유럽의 재정위기로 풍력발전소의 수요마저 급감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으로 공소외 4 회사의 재무상황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⑧ 공소외 5 회사는 자회사인 공소외 3 회사의 환차손에 의한 파생상품 손실을 지분법상 평가손실로 반영하는 등의 이유로 2009년 말 기준 약 561억 원의 자본잠식이, 2010년 말 기준 약 469억 원의 자본잠식이, 2011년 말 기준 약 469억 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하긴 하였으나, 한편 2008년부터 꾸준히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2008년에는 약 64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약 71억 원의 영업이익을, 2009년에는 약 59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약 80억 원의 영업이익을, 2010년에는 994억 원의 매출을 올려 72억 원의 영업이익을, 2011년에는 1,369억 원의 매출을 올려 101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였다.

⑨ 공소외 4 회사는 설립 첫해인 2008년 11억 원의 영업손실을, 2009년에는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았고, 2010년에는 약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으로 인해 9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1년에도 약 71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5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으로 81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539억 원 초과하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되었다. 이후 ○○○그룹은 2012. 3.경 공소외 4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2012. 4. 20.경 □□은행으로부터 매각을 전제로 운전자금 약 263억 원의 대출을 승인받았으나, 결국 2012. 5. 29.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후 2013. 4. 16. 회생절차폐지결정을 거쳐, 2013. 7. 8. 파산선고결정이 내려졌다.

나) 앞서 본 법리에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2010. 7.경부터 2012. 4.경까지 공소외 5 회사의 자금 약 758억 원을 공소외 4 회사에 대여한 행위 일체를 공소외 5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심으로서는 원심판결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 자금대여 행위들 중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어 업무상배임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했을 것이다.

① 공소외 5 회사,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4 회사는 순차적인 출자를 통해 모자회사 관계에 있었고,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공소외 5 회사의 자금대여는 모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지원으로서 자본적으로 연결된 ○○○그룹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② 공소외 5 회사가 2009년 말부터 자본잠식이 발생한 것은 자회사인 공소외 3 회사의 환차손에 의한 파생상품 손실이 지분법상 평가손실로 반영되었기 때문인데,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으로 파생상품의 결제기가 2012년 말까지 유예되었고, 2008년부터 상당한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꾸준히 실현하고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공소외 5 회사가 원심판결 첨부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0. 7. 5.경부터 2012. 4. 5.경까지 사이에 37회에 걸쳐 행한 758억 원 상당의 무담보 자금대여 일체를 부담할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즉, 위 37회에 걸친 자금대여 행위 중 공소외 5 회사의 부담 능력을 초과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③ 기업평가기관은 공소외 4 회사의 사업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금융기관도 공소외 4 회사에 대해 2011. 3.경 1,700억 원, 2012. 4.경 263억 원의 대출을 결정하는 등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대여의 필요성 및 그 회수가능성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4 회사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2010. 7.경부터 2012. 4.경까지 이루어진 공소외 5 회사의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행위 일체를 그에 대한 변제나 적절한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지원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와 경영상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마. 피고인들의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5 회사에 대한 선(선)발주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공소외 5 회사가 실제로 납품한 실적과 선발주 수량 사이에 큰 폭의 불일치가 존재하고 당시의 조선업 경기, 선박건조공정, 선종에 따라 상이한 선박용 크레인의 종류나 규격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선발주 계약을 정상적 물품계약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선발주 계약 체결에서 나아가 그 대금까지 미리 지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③ 선발주 대금을 미리 지급함으로써 배임죄는 기수에 이르고 그 후 공소외 5 회사가 크레인을 실제 제작·공급하였는지는 배임죄 성립에 영향이 없는 점, ④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 공소외 5 회사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선발주 형식으로 공소외 5 회사에 지원한 것은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제1심이 이유무죄로 판단한 부분 제외)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이러한 원심판결 이유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며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선발주 대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라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의 구성요건, 배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누락,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① 위와 같이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가 선발주 형식으로 공소외 5 회사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실질적으로 당시 자금사정이 어려운 공소외 4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룹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로 볼 사정이 있기는 하다.

② 그러나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는 선박용 크레인의 현실적인 수요가 없음에도 공소외 5 회사와 선발주 형식의 계약을 통해 공소외 5 회사에 대해 선급금 명목으로 대금을 지급한 뒤 공소외 5 회사로 하여금 실질적인 지원대상인 공소외 4 회사에 그 자금을 대여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채권단과 체결한 자율협약 때문에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가 직접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할 수 없게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적인 방편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위와 같은 지원행위는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행위의 방법, 규모의 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③ 위와 같이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지원행위가 우회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진 결과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이익을 객관적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보인다. 즉, 피고인들은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지급한 선발주 대금이 선박용 크레인의 생산을 위해 사용되지 아니할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해 공소외 3 회사와 공소외 1 회사는 그에 상응하는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는 반면 그에 따라 기대되는 이익은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에 따른 간접적이고 미미한 이익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바.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의 공소외 3 회사 소유 고철 무단 사용으로 인한 업무상횡령 부분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공소외 3 회사를 대표하여 이 부분 고철 사용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할 법률적 권한 있는 자는 대표이사 공소외 9이고, 피고인 1은 공소외 3 회사의 지분 31.1%를 가진 주주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1의 고철 사용 승낙을 대표이사의 승낙과 동일시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 1은 당시 ‘공소외 4 회사로 하여금 위 회사가 보관 중인 공소외 3 회사의 고철을 공소외 3 회사의 적법한 승낙 없이 사용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공소외 4 회사가 이 사건 고철을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이미 법률적 의미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그 후 고철대금을 변제하였다거나 위 회사와 공소외 3 회사가 모자회사 관계에 있다는 사정은 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4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3 회사의 고철을 사용하게 한 행위는 ○○○그룹 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공소외 3 회사의 이익을 외면한 채 공소외 3 회사 소유의 고철을 횡령한 것으로 보아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공소사실(제1심이 이유무죄로 판단한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1인 회사에서 1인 주주의 의사,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 손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사. 피고인들의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10 주식회사에 대한 자금대여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하여

1) 원심은 ① 공소외 1 회사는 재무구조가 악화되던 중 2010. 5. 금융기관들과 재무구조개선약정 및 자율협약을 체결하였고, 공소외 10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0 회사’라고 한다)도 2010년 말 기준 63억 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차용금 변제능력이 의심스러웠던 점, ② 공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자금대여의 대가로 어떠한 직접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님에도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공소외 10 회사에 자금을 대여하면서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채권회수 방안에 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점, ③ 피고인들은 당시 ‘이사회 결의, 채권회수방안 확보 등 통상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여금 회수가 불분명한 공소외 10 회사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2010. 1. 15.부터 2010. 4. 23.까지 공소외 10 회사에 공소외 1 회사의 자금 183억 원을 대여한 행위는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어서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제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2) 이러한 원심판결 이유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이 부분 자금대여 행위는 ○○○그룹 내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합리적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라고 인정하기도 어려운바, 비록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위와 같은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배임죄의 구성요건, 고의, 경영판단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①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 1의 차남 공소외 11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공소외 10 회사에 약 183억 원을 담보 없이 대여하였는데, 위 대여금은 피고인 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트랜스포터, 고소차, 지게차 등과 같은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② 위와 같은 무담보 자금대여를 통해 공소외 1 회사에 기대되는 이익은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물류비용 절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공소외 1 회사의 이 부분 지원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 보기 어렵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지원을 할 계열회사가 선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나아가 앞서 본 공소외 1 회사 및 공소외 10 회사의 자금사정 및 ○○○그룹의 신규 사업 현황과 그에 따른 그룹 차원의 자금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 부분 무담보 자금 대여행위는 달리 급박한 자금지원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한 피고인 1의 차남 공소외 11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 피고인 1, 피고인 3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그룹 회장 피고인 1과 공소외 4 회사의 자금을 담당하던 피고인 3이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의 매출 외형을 늘릴 목적으로 공소외 5 회사와 다른 업체 사이의 거래에 공소외 4 회사를 끼워 넣어 합계 약 39억 원 상당의 허위 상품매출을 발생시킨 다음 그 결과를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이를 공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1, 피고인 3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사실(제1심에서 이유무죄로 판단된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당사자 확정,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공소외 5 회사의 공소외 3 회사 주식매수에 의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 및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증재등) 부분, 뇌물공여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손해,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의 직무관련성, 뇌물죄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한편 검사는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부분 및 피고인 1의 급여 부당 증액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부분에 관한 원심의 무죄 판단에 대해서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3.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공소외 3 회사의 통합구매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 공소외 3 회사의 공소외 7 회사에 대한 고철처분으로 인한 업무상배임 부분 및 피고인들의 공소외 5 회사의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자금대여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이 위 부분들과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기로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